디지털 대전화의 시대
디지털바이오의 정의
코로나 이후 전 세계는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변혁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20년 도입된 디지털 뉴딜 정책과 함께 디지털 대전환이 새로운 흐름으로 대두되었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디지털바이오’가 주목받는 키워드로 급부상하였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디지털바이오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넓은 의미에서 디지털바이오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생물학을 이해하고, 조작하고, 활용하는 광범위한 범위를 포함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바이오 역시 변혁을 겪고 있다.
디지털바이오의 역사
바이오와 디지털의 만남은 사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컴퓨팅 장치 및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생물학적 데이터를 생성, 처리 및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유전자 코드의 복잡성을 밝혀내는 것부터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것까지 생물학 연구에서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 결과로 계산적 방법을 사용해 생물학적 데이터 분석하는 생물정보학, 수학적 모델을 사용하여 생물학적 시스템을 이해하는 계산생물학, 생물학적 시스템 내의 복잡한 상호작용 연구하는 시스템생물학, 새로운 생물학적 시스템을 설계 및 구성하는 합성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낳았다. 이후 레드 바이오, 그린 바이오, 화이트 바이오 전 분야에서 디지털 기반 의약개발, 농업 및 축산업, 에너지 및 소재 등의 혁신을 촉발하였다.
또한 역으로 바이오 산업이 창출한 니즈는 디지털 기술의 혁신을 유도하였다. 생물학적 데이터의 복잡성과 방대한 규모 때문에 데이터 저장, 처리, 분석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해졌고, 빅데이터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 지능, 머신러닝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처럼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의 상호 작용은 서로의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가져왔으며,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규모 바이오 빅데이터의 생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모델 수립 및 시뮬레이션이라는 두 측면으로 나누어 ‘바이오의 디지털화’의 변천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디지털바이오의 변화
최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바이오 분야를 변화시키며 전례 없는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융합은 과거에 제약이 있었거나 현실화할 수 없었던 새로운 학제 간 분야를 탄생시키고 있다. 다음은 바이오 분야의 지형을 재편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의 새로운 교차점들이다.
① 바이오파운드리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AI,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을 활용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으로, 바이오 제조공정의 설계-구축-테스트-학습 DBTL(Design-Build-Test-Learn) 사이클을 위한 자동화된 고 처리량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바이오 설계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치료제, 재료 과학, 농업, 바이오 연료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여한다. DNA 조립, 변형, 스크리닝과 같은 다양한 작업을 수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와 빠른 속도로 수행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연구자가 원격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중앙 시설에서 로봇이 이를 수행하는 클라우드 랩이 등장하여, 고가의 자동화 장비를 활용하는 가상 실험실 환경을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다.
② 디지털 치료제(DTx)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새로운 범주의 의학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확보하고, 개인화된 인지 행동 치료, 라이프스타일 개선, 심리적 상태 개입 등의 치료적 개입을 하게 된다. 이러한 플랫폼은 원격 환자 모니터링 및 관리, 정신 건강 지원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기존 치료법과 병용하여 환자 치료를 최적화하고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우울증, 불안, 불면증과 같은 행동 건강 상태에 대한 디지털 치료법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또한 가상 현실(VR) 기술이 접목되어 대상 질환 및 가능한 치료 방법이 폭넓게 확대되고 있다.
③ 바이오닉스
생체 모방학이라고도 하는 바이오닉스는 생물학적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 기능을 복제하는 인공 시스템을 설계하고 엔지니어링하는 다학제적 분야다. 뇌-기계 인터페이스 BMI(Brain Machine Interface), 보철 및 신경계와 상호 작용하는 기기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이러한 장치와 생물학적 시스템 간의 복잡한 신호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특히 인공 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통해 방대한 생물학적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고, 뇌의 신경망과 같은 복잡한 시스템의 기능을 모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적용되고 있다. 또한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발전하여, 디지털 설계와 컴퓨터 제어를 사용하여 세포 및 생물학적 물질을 층층이 쌓아 조직이나 장기와 같은 복잡한 3D 구조를 만들 수 있다.
④ 디지털 트윈
생물학적 시스템의 가상 모델인 디지털 트윈은 세포, 조직, 기관 수준에서부터 살아있는 개체 전체 시스템 또는 프로세스의 디지털 복제본으로, 생물학적 시스템의 물리적 및 화학적 동작을 실시간으로 모방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모델을 만들려면 유전체학, 단백질체학, 대사체학을 포괄하는 멀티 오믹스 빅데이터와 수학적 모델 및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복잡하게 결합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와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생물학적 시스템을 가상으로 모니터링하고, 변화나 이상을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트윈을 사용하여 개별 세포, 조직 또는 기관의 동작을 시뮬레이션하고 다양한 약물이나 치료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질병의 진행을 모델링하고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구성 및 기타 요인에 따라 고유한 생물학적 반응에 맞춘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
⑤ 디지털 농업
농업의 전 과정에 걸쳐 첨단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하는 그린 바이오 분야를 말한다. 적재적소에 물, 비료, 농약 등 필요한 요소를 필요한 만큼만 적시에 사용함으로써 생산성과 환경 부담을 줄이는 정밀농업, 첨단 ICT 기술과 인프라를 접목해 농작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팜, 그리고 지능형 네트워크와 데이터 관리 도구가 결합된 스마트 농기계 기술이 활용된다. 또한 생산/유통/소비 단계별 농업 빅데이터를 수집 및 통합하는 정보시스템, 인공지능 기반 유망 작목 발굴 및 추천 시스템, 농생명분야 컴퓨팅 기술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농식품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 분야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환경 부담을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바이오의 디지털화 향후 전망
앞으로 바이오의 디지털화는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데이터 생산 측면에서 단일 세포 시퀀싱과 공간 전사체학 같은 새로운 기술로 인해 더욱 복잡하고 풍부한 정보가 축적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 AI와 머신러닝의 발전으로 이러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더욱 강력한 도구가 제공되고 있다. 시뮬레이션 측면에서 양자 컴퓨팅과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현실적인 표현이 가능해지고 있다. 조작 측면에서 실시간으로 개인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중재 방식을 전달하는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으며, 바이오의 미래는 점점 더 디지털 중심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바이오의 디지털화는 역동적이고 지속적인 과정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생물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생물학에서 디지털 기술의 역할은 계속 성장하고 서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공동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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